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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약통으로 만든 휴대용 물감 팔레트

by 이건또뭐지 2024. 7. 2.

아이의 학교와 학원 사이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카페에 가자고 말을 하고 보니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책을 읽자 하면 조금 읽고 엉덩이를 들썩일 것 같아 첫날은 종이와 크레파스를 챙겨 갔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성향상 그림을 그리길 좋아하는 편이었기에 우린 한 시간 동안 먹고 마시며 그림을 그렸고 충만한 감정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나 다음 스케줄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다음에는 좀 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보고 싶었고 물감이 떠올랐다. 하지만 물감을 펼쳐서 그리기엔 카페에 너무 민폐인 것 같아 최대한 간단하고 소박한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물붓과 작은 팔레트를 생각해 내고는 열심히 검색을 시작했다.

알토즈 같은 곳에 칸막이를 만들어 판매하는 곳도 있었고 약통이나 철제 틴에 수제로 칸막이를 만드는 사람들도 있기에 난 그걸 선택하여 시도해 보았고 결론은 탁월했다.

 

 

만드는 법

먼저 다이소 약통을 사왔다. 

품명은 '휴대용 6분할 약통', 품번은 '45321'

빨간색과 파란색이 있는데 아이가 파란색을 좋아해서 이걸로 골랐다.

다이소 휴대용 6분할 약통 파란색
다이소 휴대용 6분할 약통

 

 

다이소 약통의 처음 모습을 안 찍어놔서 다이소 사이트에서 가져왔다. 처음은 6칸이고 난 이걸 가로로 분리했다.

다이소 약통 분할 전 처음 모습
다이소 약통

 

 

폼보드 2mm를 구해 칸에 맞게 잘라주었고 본드로 붙였다.

브러시가 있는 순간접착제를 사용하여 좁은 공간이었지만 수월하게 작업하였고 바닥 이음새 부분에 살짝 공간이 남길래 브러시에 본드를 듬뿍 떠서 발라서 다 메웠다. 본드가 엄청 강해서 눈이 따가울 수 있으니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고 작업해야 한다. 

다이소 약통에 폼포드로 칸막이
약통에 칸막이

 

 

칸막이를 분리하면 겉케이스는 물감을 덜어내거나 물조절할 수 있는 팔레트가 된다. 

집에 철제 틴케이스가 있는데 뚜껑을 팔레트로 쓰면 녹이 쓸 것 같아 케이스까지 다 사용하기위해 일부러 플라스틱 약통을 따로 구매하였다. 

약통에 칸막이를 한 뒤 분리해서 전체모습
약통에 칸막이

 

 

작년에 쿠팡 특가로 뜨길래 사둔 조르조네 고체물감이다.

그 당시 5000원대로 구매했었고 지금도 7000원대로 저렴한데 어차피 난 아이와 마구 쓸거라서 질은 신경 쓰지 않고 구매하였다. 

구성은 물감 12색, 물붓, 2B연필, 수채화붓이 들어있는 구성으로 필요한 건 거진 있다. 

다만 외출용으로 가지고 다니기엔 다른 짐이 많아서, 테이블에 올리기엔 커서 좀 더 작은 사이즈가 필요했을 뿐이다. 

옮길 조르조네 수채화 물감과 수제 약통
옮길 조르조네 물감과 개조된 약통

 

 

물감을 하나씩 떼는 작업을 하였다. 

본드로 살짝 발라놓았는데 밑에 플라스틱의 연성이 좋아서 힘을 살짝 주면 쉽게 잘 떨어졌다. 

조르조네 수채화 물감에서 빨간색 고체물감 분리
조르조네 수채화 물감

 

 

케이스에서 제거하여 고체물감에 묻은 본드를 칼로 긁어내고 가위로 조각을 내어서 넣었다. 

휴지를 깔고 그 위에서 작업할 뒤 조각은 테트리스하여 넣고 가루는 털어넣는 식으로 하였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색이 많았다면 손가락이 아파 시간이 오래걸렸을듯 하다.)

하얀색부터 작업했는데 처음에는 엄청 크게 조각내서 담다가 점점 더 잘게 쪼개 소복하게 넣었다.

하다 보니 굳이 이렇게 작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다시 까만색으로 갔을 때는 굵게 잘라 맞춰 넣었다. 

조르조네 케이스에서 고체물감 다 분리하여 작게 쪼개서 약통에 옮겨 닮음
물감 다 옮김

 

 

완성된 모습. 

뿌듯함이 밀려오면서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신나 있는 시점이다. 

칸막이를 만들어 둔 약통에 다 옮겨 담은 부서진 물감 확대샷
약통에 다 옮김

 

 

저대로 두면 사방으로 흩어지고 섞일게 분명하기에 물을 넣어 굳혀 고정시키는 작업을 해주었다.

집에 아이가 사용하는 놀이용 스포이드가 있어 그걸 사용하였다.

물약통이 있다면 그걸 사용해도 좋은데 없다면 하나 약국에서 하나 구매하자. 어차피 야외용으로 쓸 테니깐.

약통에 옮겨 담은 조각난 고체물감에 물을 넣어 고정시키기 위해 스포이드를 준비함
고정시키기

 

 

넣다 보니 많이 넣긴 했는데 푹 잠겨 물감이 좀 녹아내릴 시간을 주었다. 

고체 물감이 담긴 칸막이마다 물을 넉넉하게 넣음
물넣기

 

 

적당한 시간이 흐른 뒤 너무 흥건한 건 휴지로 대충 흡수시켜 정리해 주었다. 

적당히 스며들었다 싶을 때 휴지로 물을 빨아들여서 정돈된 모습
휴지로 제거

 

 

최종 야외 미술도구를 구성해 보았다.

휴대용 물감, 물붓, 물통, 수건

발견한 아이가 벌써 신나게 한번 사용하였고 좀 너덜 해졌지만 손에 쏙 들어오고 아주 마음에 든다. 

완성된 약통 물감, 물붓 2개, 물을 담은 물통, 접힌 손수건
약통 물감, 물붓, 물, 수건

 

 

알토이즈 칸막이가 최소 6,000원부터고 팔레트와 통, 파우치까지 17,000원에 파는 사이트가 있는데 구매하기 전 한 번쯤 만들어봐도 좋겠다란 생각을 해본다. 그림이 더 좋아지면 괜찮은 휴대용 고체물감을 사볼까 한다. 그때까지는 집에 있는걸 열심히 사용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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