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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사랑한다면 할 수 있게 두기

by 이건또뭐지 2025. 4. 29.
인에이블러-Enabler
사랑한다면서 망치는 사람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큰글자도서)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1988년 출간 이래 30년간 꾸준히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 세상 모든 부모를 위한 심리 에세이 우석대 상담 심리학과 김태경 교수 추천! 사랑한다면서 망치는, ‘인에이블러’ 엄마의 고백 오늘도 우리는 사랑을 한다. 가족, 부모, 자식, 친구…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들이고 마음을 쏟는 일은 고귀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그런 사랑에도 분명,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잘못된 사랑은 되레 상대를 위험
저자
앤절린 밀러
출판
윌북
출판일
2020.08.31

 

이 책은 육아서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 해주어야 할 것 같은, 그게 나의 일인 것 같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교육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난 도서관에서 우연히 책 제목을 보고 뽑아보았는데 책 표지의 한 문구가 마음에 들어서 집으로 들고 왔다.

"사랑한다면서 망치는 사람 - 인에이블러의 고백"

사랑하는데 망친다고? 무슨 말이지? 

뒷표지의 글에는 30년 연속 스테디셀러로서 세상 모든 부모를 위한 심리 에세이라는 말이 있었다.

나는 아이의 기이한 행동을 받아주고, 아이를 위해 핑계를 대주고, 아이의 자질구레한 일을 대신해 주고,
또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앞질러 해결해주었다.
왜 그랬을까? 인에이블러였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고통 속에서 인정한다.
다행히도 우리는 온 인생을 단번에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한 번에 하루를 살면 된다.
-앤절린 밀러-

내가 그런 사람은 아닐까? 그런지 아닌지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란 궁금증이 들어서 두근대는 맘으로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였고 심리 카운슬링 학위가 있는 준비된 엄마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지만 우울증을 안고 살아가는 남편과 분열 정동 장애 진단을 받은 아들이라는 고통스러운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나 또한 많은 육아서를 읽으며 스스로에게 다짐과 세뇌를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난 내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받아주는 물렁한 엄마가 아닐까를 생각하고 있는 한 명이기에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내가 침범하지 않게 항상 조심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주변을 살폈다.

 

내가 누군가에게 힘을 주고 있고 나는 유용한 사람이며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고 느끼는 걸 좋아한 것이다.
p.34

 

그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그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나라고 믿었다.
p.35

 

인생을 보람 있는 경험으로 보는 사람들은 더 즐겁게 살 수 있다.
반면에 인생을 고통스럽고 어려운 과정으로 보는 사람들은 모든 것에서 고통과 어려움을 발견한다.
p.47

 

결정 트라우마를 겪고 있을 당시에 나는 스탠이 결정을 내리고 싶어 하며 내가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잘못 생각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가 허우적거린 것은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도록 자신을 보호하려는 행동이었다. 그가 내게 원하던 바는 현실적인 답을 찾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그의 트라우마와 불완전한 인생에 대한 비탄에 동참할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다.
p.48

 

우리는 확립된 행동 양식을 수용할 수도, 거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는 법이다. 결과는 항상 잇따른다. 어떤 특정한 행동의 결과를 견디고 싶지 않으면, 그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 
의존자들은 경기를 관람만 하는 운동선수와 같다. 하지만 대신 경기를 뛰어줄 사람이 없다면 의존자들도 의존자로만 남아 있을 순 없다. 
p.54

 

용서할 수 없으리만치 잔인한 말을 퍼부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를 도와주려고 노력한 긴 세월 중에서 처음으로 그를 '진짜' 도운 것이다.

 

니나(딸)의 행동을 책임지는 것이 내 임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뿐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내가 책임감을 느낀 것은 단지 행복에 관해서만은 아니었다. 내 남편과 아이들의 인생에 관련된 모든 일에 책임을 느꼈다. 가족이 도와달라고 소리치면(심지어 소리를 지르지 않더라도), 나는 벌떡 일어나 구조에 나섰고 그들의 문제를 그들의 손에서 낚아챘다.
p.94

 

헬렌은 자기 딸에게 모든 것을 주겠지만, 제니가 정말로 원하는 것 자유와 독립만은 주지 못할 테니까.
p.115

 

도움을 청하는 수많은 사람이 자기 향상을 위해 노력하면서도 실제로는 그것을 방해하는 이유를 알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들이 실패하는 원인을 긴 목록으로 작성한 후에 그는 많은 사람들이 더 큰 도움이 될 장기적인 계획을 고수하기보다는 단기적인 목표를 선택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p.159

 

자신의 조장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1. 타인을 대할 때 못지않게 자기 자신을 대접해 주자.
2. 당신이 바꿀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잊는 법을 배우자.
3. 자신이 변화시키고 싶은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자. 먼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4. 단기적 해결책 대신에 장기적 목표에 입각하여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라 행동하자.
5. 판에 박힌 일상의 패턴을 깨뜨리자.
6.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이도록 심신을 달련하자. 옷과 헤어스타일, 음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꾸준히 운동하자. 자신의 몸과 마음, 정신을 사랑하며 돌보자. 
7. 친구를 사귀자, 의존자의 친구나 가족의 친구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모임에 들어가고,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각종 수업을 듣고, 시간제 일을 하자. 당신의 가족이나 의존적 상황과는 별도로 친구를 사귀는데 필요한 일을 해보자.
8. 자녀들을 포함해서, 타인이 스스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 어떤 일도 관여하지 말자.
9. 가족 구성원 각자가 공정하게 자기 몫의 일을 해내도록 확실히 요구하자.
p.167

 


 

우리는 아이들을 독립시키기 위해 키우고 있다고들 한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아이들은 "내가! 내가! 내가 할래!"를 상당히 좋아하며 자기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가 진짜 '해냈다!'가 되었을 때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자존감이 올라간다. 그런데 그걸 계속 막아버리고 "아니야, 엄마가 해줄게. 넌 아직 일러."라고 매번 말한다면 아이는 점점 자기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아닐까? 란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가족이나 지인에게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지켜볼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은 많은 인에이블러(조장자)에게 자신을 자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난 이 책을 빌릴 때 아이가 아닌 내가 배우자에게 의존자가 아닌가를 생각하면서 빌렸고 책을 읽는 내도록 나나 배우자가 아이에게, 아니면 부부 서로가 조장자나 의존자는 아닐까를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한 번씩 서로에게 의존하며 위로받는 나름 건강한 관계였다. 

 

아이를 조장하는 건 참 쉽다. 나에게서 못 벗어나도록 부모가 모든 걸 해결해 주고 아이는 인형처럼 가만히 놔두면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가 다해주길 기다리며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 태어나서부터 계속 그렇게 길러졌으니깐.

 

우리는 다 해줄 수 있지만 의식적으로 해주지 말아야 한다. 항상 아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고 일부러 일을 남겨두고 그 일을 할 수 있게 격려하고 도와줘야 한다. 자기의 효용성을 발견하고 계속 키워나갈 때 혼자서 일어설 수 있고 흔히 말하는 자기가 어떤 사람이고, 뭘 좋아하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 각자가 본인만의 힘이 있기에 자신의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믿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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